오산수청교회 성도님들께

올해 사역은 마음만큼 빨리 뒤따라오지 못했습니다.

겨우내 원인모를 질병으로 인해 4월이 되어서야 겨우 시작되었습니다. 봄날이 이 섬 저 섬에서 손짓합니다.

 겨울을 보낸 섬의 성도들과 주민들이 저를 염려와 선교교회들의 기도 덕분에 사역은 시작했지만 아직 몸은 마음만큼 뒤쳐져 있습니다.

조도섬에 들어 온 지 햇수로 10년째를 맞이하면서 지난 10년을 보내고 다시 시작할 10년을 구상을 병상에서 묵상하여 봅니다.

과연 처음 목적대로 사역하고 있는가? 열심을 내고 있는가? 후회함은 없는가? 그러나 손에 주어진 답은 떠오르지 않습니다. 2013년도 제게 많은 스트레스를 주는 해였던 같습니다. 그 스트레스가 올해로 이어지지 않기를 기도했지만 시간의 연장선상에서 또 다시 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침묵하시는 가운데 시편저자의 기도처럼 종이 주인의 손을 바라봄같이 여종이 여주인의 손을 바라봄과 같이 종이 여호와 하나님의 은혜를 바라봅니다.

올해는 청등도나 모도나 눌옥도 섬들에 쑥이 자라지 않아서 성도들은 주머니 돈들이 궁하지만 시간을 널널해서 좋습니다. 쑥이 많아서 쑥땜시 눈 코 뜰새없이 바쁘면 성도들과 교제하지 못하겠지만 쑥이 없으니 성도들과 많은 교제를 할 수 있어서 좋네요.

청등도 짝지는 주민들이 어구를 준비하며 멸치들로 대박맞기를 꿈꾸며 바쁜 날들을 보내고있습니다. 겨우내 찬바람 불던 짝지가 사람사는 것 같습니다.

저는 올 봄에 그 좋아하던 멍에(머위)도 두릅도 채취하는 기쁨을 누리지 못했지만 어느 해 못지 않게 잘 먹습니다. 아내가 제게 이 모두가 하나님의 은혜라고 말합니다. 중단없는 진전을 위해 올해도 열심히 항해하길 소망합니다.

조도에서 윤현수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