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자녀사랑은 장모님을 닮은 듯 합니다. 둘째의 아토피 때문에 아내는 지나치게 신경을 씁니다. 그런 덕(?)에 둘째가 많이 고생하기도 하지만 정말 그 사랑에 몰라보게 좋아졌습니다. 아토피 때문에 알게 된 온누리교회 권사님은 이제 아내의 좋은 동역자가 되었습니다. 8월 어느 때인가, 통화 중에 권사님은 올해 아웃리치을 가지 못해 하나님께 죄송스런 생각이 든다며 그 거룩한 부담감으로 조도에 오고 싶어 하셨습니다. 그러자 아내는 우리 동네 벽을 페인팅했는데 벽화를 그리고 싶다고 하자 권사님은 마침 올해 인도네시아에서 벽화를 그린 팀을 섭외하여 9월 초에 들어가고 갈 수 있다는 계획을 말씀하셨습니다. 그토록 소원했던 벽화를 그리게 되었습니다.
한 두 주 동안 올 인원을 점검하여 드디어 9월 6일 새벽에 서울에서 출발하였습니다. 청년팀-벽화팀은 먼저 들어오고 식당-재정팀은 12:10분 배로 들어오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점심을 먹고 청등도에 가기로 하여 읍구선창에 화평호를 정박해 놓았습니다. 그런데 돌발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팀 중에 진도에 친정인 집사님 한 분이 어머니께서 음식을 챙겨 주신다고 친정집을 들려온 바람에 배 시간이 빠듯하여 져 버렸습니다. 선장님께 사정사정하여 5분만 기다려 달라고 한 것이 8분이 지나 겨우 배를 타 들어왔습니다. 아내의 정성스런 점심을 먹고 작업을 시작하려니 하나님께서는 서울에서 열심히 와서 쉬라는 사인인지 주적주적 비는 내리고 벽화팀은 애만 태우고 그릴 벽들은 비에 목욕하여 있고...
벽화팀을 쉬라고 하고 장년 열분을 태우고 빗길을 따라 화평호를 타고 청등도에 도착하여 예배를 드리고 예배당공사의 중단을 설명하고 함께 통성으로 기도하고 돌아왔습니다.
다음날 새벽 5시까지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더니 아침밥을 먹고 나니 환하게 개었습니다. 다행인 것은 벽에 페인팅하고 난 후 코팅을 했기에 수건으로 물기를 제거하자 그림을 그릴 수 있었습니다. 밑그림이 시작되고 청년들은 일사분란하게 자신이 담당한 색깔을 만들어 밑그림에 페인팅하기 시작, 정오가 되자 선교센터가 완성되었습니다.
아!!!!!!!! 시편23편을 귀로만 들어왔는데 이제 눈으로 보았습니다. 은혜라는 말 밖에는 다른 말이 필요없을 듯 합니다. 옆집은 무엇을 그릴까 보았더니 예쁜 꽃을 그리고 그 옆집은 고기배에 등대를 그리고 다음집은 풍악을 울리는 풍물패를 그렸습니다. 물론 시간이 없어서 우리 선교센터처럼 전체를 그리지 못했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주일날 떠났습니다. 헌신된 청년들은 남겨진 벽들에 거룩한 부담감을 가슴에 담고 속히 시간을 만들겠다고 서울로 향하였습니다.
집앞에 담장을 볼 때마다 예수님과 함께 그려진 양떼 중 나는 어떤 양일까? 묵상하게 됩니다. 길잃은 양? 예수님과 멀리 떨어진 양? 예수님 품안에 안겨 있는 양? 마음은 항상 주안 품안에 안겨있는 양이기를 소망합니다.